1201_1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의무경찰을 지원하여
경찰학교에서 훈련을 받던 한 청년은 어머니가 면회 오신다는
세상에서 가장 반가운 소식을 받았습니다.
장애가 있고 홀로이신 어머니를 뒤로하고 입대를 했기 때문에
그 반가움은 더욱 컸습니다.

칼같이 다려놓은 제복을 입고 반짝반짝 닦아둔 신발을 신고 기다렸는데
어찌 된 일인지 면회시간이 끝날 때까지 어머니가 오시지 않았습니다.
그날 청년은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 것일까
걱정되는 마음에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청년이 교관의 다급한 호출에 면회실에 갔더니
그곳에는 전날 애타게 기다리던 어머니가 앉아 계셨습니다.
전날 면회를 오시는 중간에 어머니는 소매치기를 당했다고 합니다.
가지고 있던 돈과 핸드폰을 모두 도둑맞은 어머니는
택시도 버스도 타지 못하고 밤새도록 걸어서
경찰학교를 찾아오셨다고 합니다.

아들을 본 어머니는 부랴부랴 집에서 손수 싸 오신 김밥과 치킨을
황급하게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셨습니다.
그런데 김밥에서 코를 찌르는 듯한 쉰내가 났습니다.
더운 날씨에 밤새도록 먼 길을 걸어오면서
김밥이 쉬어버린 것입니다.

하지만 아들은 어머니가 만든 상한 김밥을 먹으며
“역시 어머니 음식이 최고예요. 정말 맛있어요!”라고
하얀 거짓말을 했습니다.

아들에게 어쩌면 맛있다는 그 말이 진심이었을 겁니다.
이 사연을 들은 동기들과 조교, 교관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어머니의 차비를 마련해 줬습니다.

지금 아들은 전역하고 10년이라는 시간도 훌쩍 지났지만,
그때 훈훈했던 정(情)과 어머니의 상한 김밥 맛을
결코 잊지 못합니다.

아무리 몸이 불편해도, 아무리 날씨가 험해도,
밤새 걸어가는 한이 있어도 자식을 향하는 것이 어머니입니다.
나의 어머니가 아니라도, 자식을 향한 뜨거운 사랑을 가진
모든 어머니를 마음속 깊이 존경합니다.

 

# 오늘의 명언
자녀들에게는 어머니보다 더 훌륭한 하늘로부터 받은 선물은 없다.
– 에우리피데스 –